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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 커피축제 – 바다와 로스터가 빚어낸 도시의 향기
    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12. 2. 15:00

    1. ☕ 커피 도시 강릉, 한 잔이 만든 기적 같은 변화

    강릉 커피축제는 단순히 커피를 즐기는 지역 행사로 시작되지 않았다. 이 축제의 출발점은 2000년대 초반 강릉 안목항의 작은 카페 거리였다.
    당시 강릉은 관광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계절성과 지역 경제 불균형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동해안 특성상 여름 관광객이 몰리지만 가을·겨울에는 방문객이 현저히 줄어, 지역 상공인들은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몇 명의 로스터와 바리스타들이 안목해변에 자리를 잡으며 특별한 변화가 시작됐다.
    이들은 단순한 메뉴 판매가 아니라 직접 생두를 고르고, 로스팅하고, 향미를 연구하는 ‘커피 장인 문화’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무척 생소한 방식이었지만, 여행객들은 신선하게 반응했다.
    ‘바다와 커피’라는 이 조합은 오래 지나지 않아 강릉을 대표하는 감성으로 자리 잡았고, 강릉시는 이를 기반으로 커피 문화를 도시 브랜드 가치로 끌어올렸다.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 바로 강릉 커피축제다. 커피를 단순 소비가 아닌 문화, 산업, 예술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 축제로, 도시 정체성 자체를 변화시킨 대표 사례가 되었다.

     

     

    2. 🔍 커피 한 잔의 뒤편, 로스터들의 과학과 장인정신

    강릉 커피축제의 핵심은 화려한 이벤트보다 로스터들의 기술과 철학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강릉이 ‘커피 도시’로 불리는 이유는 카페 수 때문이 아니라, 생두–로스팅–브루잉–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장인정신이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강릉 로스터들은 축제가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신규 생두 샘플링, 로스팅 프로파일 설계, 향미 실험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 내추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브라질 세라도 등 서로 다른 생두를 배합해 새로운 시그니처 블렌드를 만들기도 하고, 해변 기후에 맞게 산미·바디감을 조절한다.

    커피축제 기간에는 다음과 같은 전문 프로그램이 열린다.

    • 로스팅 공개 시연: 200도 이상 고열에서 생두가 변화하는 과정을 실시간 공개
    • 컵핑 세션: 전문 감정 기준에 따라 향·산미·단맛·애프터를 평가
    • 바리스타 챔피언십: 지역 바리스타들의 기술 경쟁
    • 원두 설명회: 생산 국가의 농장 정보, 해발, 가공 방식 등 심층 소개

    특히 컵핑 세션은 많은 관광객이 “맛있는 커피” 이상의 경험을 하는 자리다. 커피 한 잔이 어떻게 풍미를 갖추는지, 어떤 생두가 어떤 향미를 내는지, 로스팅 정도에 따라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직접 체험하게 되면서 커피 문화를 소비에서 ‘이해’로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강릉 커피축제는 이처럼 ‘지식·기술·문화·산업’이 합쳐진 행사로 발전해, 지역 축제 중에서도 전문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3. 🌊 바다와 커피의 조화, 강릉만의 감성 콘텐츠

    강릉 커피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커피와 바다 풍경이 결합된 감성 콘텐츠 때문이다. 안목해변 커피거리, 경포호, 정동진 등 지역의 자연 풍경은 축제 분위기를 완성한다.
    축제 기획자들은 이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해변 커피 시음회’다.
    파도 소리와 함께 다양한 로스터리의 커피를 맛보도록 구성해, 지역 특유의 ‘감성 관광’을 극대화한다.
    또 최근에는 해변 음악 페스티벌, 커피 아트 전시, 커피 향 스팟 포토존 등이 결합되어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축제 중심지인 강릉커피거리에서는 바리스타들이 각자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이기도 한다.

    • 아메리카노 대신 해변 소금 라떼
    • 강릉 사투리를 활용한 지역 특화 메뉴 네이밍
    • 지역 농산물 콜라보(초당옥수수 라떼 등)

    이러한 시도는 ‘카페를 방문하기 위해 강릉에 간다’라는 새로운 관광 형태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강릉 방문객 중 약 40%가 커피 경험 자체를 여행 목적으로 꼽는다. 이는 커피축제가 강릉 관광 구조를 바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강릉 커피축제

    4. ☕ 지속 가능한 커피 도시를 향한 강릉의 전략

    강릉 커피축제는 단순 인기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커피 도시’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시스템이 매년 개선되고 있다.

    1. 커피 산업 육성 정책
      강릉 로스터리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생두 공동 구매, 로스팅 교육, 바리스타 양성 등이 지속 지원된다.
    2. 친환경 축제 운영
      커피축제는 전국적인 일회용 컵 사용 규제보다 먼저
    • 다회용 컵 시스템
    • 컵 보증금제
    • 커피 찌꺼기 퇴비화
      등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1. 지역 경제와 상생 구조 구축
      축제 수익이 지역 카페·소상공인에게 직접 돌아가는 구조를 유지한다.
      또 커피 학교, 커피 박물관, Café Street 운영 등을 통해 연중 테마 관광을 구현했다.
    2. 콘텐츠 산업화
      최근에는 커피 미디어 콘텐츠, VR 브루잉 체험, 메타버스 전시 등 디지털 요소도 결합하여 젊은층 접근성을 높였다.

    강릉 커피축제는 이렇게 전통적 가공식품–관광–문화–기술–브랜드 전략이 합쳐진 복합형 지역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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