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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고추·구기자 축제 – 붉은 맛과 붉은 열정으로 만든 지역 브랜드의 힘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12. 4. 19:01
🔥 1. ‘매운 고장’ 청양을 증명하는 맛의 축제
청양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단연 ‘청양고추’이다. 그러나 이 이미지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청양의 고추가 가지는 알싸하고 깔끔한 매운맛은 기후, 토질, 일조량이 맞아떨어진 결과이며, ‘청양 고추’라는 별칭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정도로 강력한 정체성을 가진다. 여기에 구기자가 결합되면서 청양은 매운맛과 건강 기능성 농산물이 공존하는 고장이라는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는 이 지역의 브랜드 정체성을 체험하고 검증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축제 현장에서는 직접 수확한 고추와 구기자가 즉석 판매되고, 매운 요리 경연대회, 청양고추 먹기 도전, 어린이용 매운맛 체험, 구기자 차 시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그 과정에서 ‘청양의 매운맛은 단지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미가 있다’, ‘구기자는 건강을 단순히 상징하는 것이 아닌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식재료’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이처럼 먹거리 체험을 통해 지역 브랜드를 소비자 스스로 느끼게 하는 방식은 축제가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스토리 플랫폼으로 작동하도록 한다. 청양은 이를 통해 농산물 한 가지를 넘어 “청양=맛과 건강이 함께 있는 곳”이라는 잠재적 이미지를 확장해왔다.
🌿 2. 고추와 구기자, 두 농산물이 만든 상생의 축제 구조
청양이 고추 하나만 내세우지 않고 구기자를 함께 축제에 편성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구기자는 예로부터 눈 건강, 면역력 강화, 피로 회복에 좋다고 알려진 전통 약용작물이며 청양 특산물로 꾸준히 재배되어 왔다. 그러나 대중적 인지도는 고추에 비해 높지 않았다. 축제는 이 약점을 보완하는 도구이자 구기자의 활용성을 재발견하는 장이 되었다.
축제장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신제품 개발은 의미가 크다.
- 구기자 젤리, 음료, 차, 농축액
- 고추와 혼합한 양념·장류
- 어린이용 무매운 고추 가공품
- 건강 간식으로 재해석된 구기자 스낵
이러한 상품은 단순 체험을 넘어 농가 수익 다변화와 새로운 시장 진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역 브랜드가 단일 품목에만 의존하면 기후 변화, 가격 변동, 소비 트렌드 변화에 취약해지지만, 고추와 구기자를 결합함으로써 리스크 분산 효과가 생긴 셈이다.
또한 특산물 판매 부스는 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가 많아 실제 구매가 농민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축제가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효과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조건이며, 주민이 지속적으로 축제 운영에 참여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 3. 농산물 축제에서 관광형 콘텐츠로 확장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의 최근 흐름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 농산물 홍보 축제가 아닌 관광형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추 요리 퍼포먼스, 지역 주민과 셰프가 참여하는 라이브 푸드쇼, 구기자 스파·족욕 체험, 매운맛 버스킹 공연 등은 감각과 오락을 결합한 도시형 축제의 구성을 띠고 있다.
특히 고추밭과 구기자 밭이 실제 관광 코스가 되어 농지 자체를 전시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농사를 짓는 땅이 곧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방식은 공간 개발 없이 경험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다. 게다가 수확 체험은 가족 단위 관광객 유치에 탁월한 요소다. 아이들은 밭에서 고추를 따고, 어른들은 구기자차를 시음하고, 중장년층은 건강식품을 구매하며, 세대별로 참여 이유가 다르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폭이 넓다.
여기에 청양의 청정 자연, 산림휴양림, 출렁다리, 천문대 등 주변 관광 자원이 연계되면서 축제 방문 → 체류 → 소비 → 다시 방문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 4. 매운 고장 청양이 말하려는 것은 ‘건강을 담은 맛’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는 결국 ‘맛’이라는 감각적 경험과 ‘건강’이라는 가치를 결합한 축제다. 매운맛 콘텐츠가 단지 자극으로 머물지 않고, 구기자라는 기능성 농산물을 곁들임으로써 맛과 웰빙을 함께 담아내는 지역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이는 외부 도시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청양만의 브랜딩이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 기후변화로 인한 고추 생산량·매운맛 변화 대응
- 건강 상품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구기자의 차별성 확보
- 젊은 세대가 참여하는 체험 콘텐츠의 지속 개발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이 오히려 지역 브랜드의 가치가 될 수 있다. 로컬 농산물이 단순히 생산품이 아니라 지역과 문화, 사람의 삶을 담은 이야기로 해석될 때,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는 더 큰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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