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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덕 대게축제, 게를 중심으로 한 경제 축제화의 성공기
    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4. 22. 17:30

    ⚓ 1. 바다에서 난 재산, 영덕 대게의 탄생

    경상북도 영덕군, 동해안의 푸른 바다는 오래전부터 ‘대게’의 보고로 알려져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님 수라상에도 오르던 귀한 음식이었고, 지금은 겨울철 별미로 자리 잡은 영덕 대게는 단순한 해산물이 아니라 지역의 얼굴이자 상징이 되었다.

    영덕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수온이 차가워, 대게가 살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또한 주변 해저 지형이 게 서식에 적합한 단단한 모래와 진흙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맛 좋고 살이 꽉 찬 대게가 자라난다. 지역 어민들이 대게를 ‘금게(金蟹)’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가치가 높고, 지역 경제의 핵심 자원이 된 것이다.

    1998년, 이 대게를 중심으로 한 ‘영덕 대게축제’가 처음 시작된다. 당시에는 단순히 게를 싸게 파는 행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동해안 대표 해양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영덕 대게축제, 게를 중심으로 한 경제 축제화의 성공기

    🎪 2. 게를 팔지 않고 ‘가치를 파는’ 전략

    축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대게를 파는 축제’가 아니라, ‘대게를 중심으로 문화를 파는 축제’라는 방향이었다. 그래서 영덕은 게 자체보다는 스토리텔링과 체험 콘텐츠에 주력했다. 예를 들어, 관람객들은 축제장에서 단순히 대게를 먹는 것뿐 아니라 직접 대게잡이 어선을 타보는 어업 체험, 대게의 생태와 잡이 기술을 배우는 해양 교육관, 아이들을 위한 대게 댄스 콘테스트탈게 퀴즈쇼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게’라는 생물을 생활과 연결해 경험하게 된다. 특히, 지역민들은 이 축제를 통해 단순한 소비가 아닌, ‘우리 지역 자원에 대한 자부심’을 되찾기 시작했다.
    게를 파는 어부, 게 찜을 만드는 식당, 관광객을 맞이하는 청년 해설사 모두가 ‘영덕 대게 브랜드의 홍보대사’가 되었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영덕 대게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대표 콘텐츠로 변모했다.

     

    💰 3. 대게축제가 바꿔놓은 지역 경제의 지도

    영덕 대게축제는 단지 관광객 수만 늘린 것이 아니다. 지역 상권과 연계된 관광 상품화를 유도해 축제가 끝나고도 계속되는 ‘사계절 소비 구조’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축제 기간 동안 판매된 대게 택배 시스템은 귀가한 관광객들이 영덕 대게를 다시 주문하도록 유도했고, 지방 어촌에서 보기 드문 온라인 주문 플랫폼까지 구축되었다.

    또한 축제를 중심으로 게장, 대게라면, 대게버거, 대게빵 같은 파생 상품이 탄생하며 지역의 청년 창업도 활성화됐다. 지자체에서는 이들을 위한 푸드트럭 창업 지원, 청년 어촌 해설사 프로그램, SNS 홍보 지원 정책 등도 함께 추진해 축제가 지역 산업 생태계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대게축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이후, 영덕의 연평균 관광객 수는 약 40만 명 이상 증가했고, 지역 해산물 매출은 두 배 이상 성장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숫자는 단순히 ‘축제 잘했다’는 의미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지역 모델로서의 가치를 입증하는 결과였다.

     

    🌏 4. 게를 매개로 세계로, 미래로

    이제 영덕 대게축제는 국내 관광객을 넘어서 해외 한류 팬들과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일본, 중국, 대만 관광객 사이에서는 ‘한류 미식 여행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K-푸드 체험 여행 코스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영덕군은 다국어 해설 시스템, 외국인 대상 대게 쿠킹클래스, 국제 대게 요리 경연대회 등을 운영하면서 축제의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한 어획량 변화,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보호 조치, 청년 어업인의 미래 육성 전략 등 축제를 단지 소비 중심이 아닌 지속 가능한 해양 문화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중장기 계획도 함께 세워가고 있다. 이처럼 영덕 대게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지역 자원을 브랜드화하고, 경제와 문화, 환경이 함께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낸 성공적인 지역 축제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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