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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얼음 불꽃 사이의 한약탕 이야기”
    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4. 22. 01:05

     

    🌿 1. 전시가 아닌 체험으로, 한방의 눈길을 사로잡다

    충청북도 제천은 예로부터 ‘약초의 고장’으로 불렸고, 그 전통은 현대에 와서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라는 독특한 축제로 이어졌다. 처음 이 행사를 접한 사람들은 보통 “산업엑스포가 축제?”라며 고개를 갸웃한다. 하지만 제천에 발을 디딘 순간, 생각은 바뀐다. 곳곳에 퍼진 약초 향, 그리고 한방차를 나눠주는 한복 차림의 안내원, 한방 족욕과 체험 부스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특별한 건 ‘보는 전시’를 넘어,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구조다. 눈과 불이 공존하는 공간—즉, 한방 온열체험과 한방 냉찜질, 한약탕 족욕 등에서 사람들은 한방의 이미지를 ‘고리타분한 옛날 방식’이 아닌 현대적 웰니스 문화로 인식하게 된다.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얼음 불꽃 사이의 한약탕 이야기

    🧪 2. 얼음을 뚫고 나오는 뜨거운 한약탕의 비밀

    엑스포의 인기 체험 중 하나는 ‘한방 온열캠프’다. 이 체험장은 거대한 한방 약재 탕통을 형상화한 구조물 안에서 일정 온도로 데운 한증을 경험하는 곳인데, 특히 야외 겨울 프로그램에서는 얼음 위 텐트 안에서 찜질을 즐기는 색다른 체험이 가능하다. 추운 겨울, 몸은 떨지만 한약향 가득한 김이 코끝을 찌르는 순간, 사람들은 진짜 힐링을 체감한다. 이 ‘얼음+열기’라는 이질적인 조합은 단순 체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실제 약재 조합과 효능, 발한작용이 고려된 시스템이 들어 있고, 참가자는 과학적 원리를 통해 자신의 체질을 진단받고 맞춤 약차까지 추천받을 수 있다. 즉, 놀면서 건강을 챙기는 시스템이자, ‘한약도 과학이다’라는 메시지를 품은 신개념 축제 콘텐츠다.

     

    🔬 3. 실험실 밖으로 나온 약초, 기술과 한방의 만남

    제천 엑스포의 또 다른 주역은 바로 한방바이오산업관이다. 여기선 국내외 제약기업과 연구소들이 최신 한방기술을 선보인다. 가령, 예로부터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진 당귀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어린이 감기 예방용 한방 젤리, 갱년기 완화를 돕는 약초 패치, 심지어는 AI를 통한 체질 분석기까지. 과거와 현재, 전통과 미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한방’은 더 이상 민간요법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기업과 청년 스타트업도 큰 역할을 한다. 엑스포는 단순 홍보가 아니라, 실제 계약 체결과 수출로 이어지는 비즈니스형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엔 여전히 ‘한방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철학이 살아 있다.

     

    🧑‍🔬 4. 전통을 잇는 사람들, 한약방 뒤편의 이야기

    엑스포의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가끔 무대 밖에서 발견된다. 한방 족욕 코너에서 발 마사지를 도와주는 사람들, 한방차를 끓이는 스태프 중 상당수는 지역의 한의대 학생, 약초학과 출신 청년들, 그리고 심지어 70대 이상 약초 장인들이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산과 들에서 약초를 채취하고 말리던 기억을 안고 있다. 한 장인은 “약초는 약이 아니라 사람이다. 땀 흘려 찾고, 정성 들여 다려야 약이 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엑스포 전체를 관통하는 공감의 철학이기도 하다. 관람객은 이들과 직접 대화하고, 체질을 진단받으며, 누군가의 삶과 전통이 녹아든 한약 한 잔을 손에 쥐게 된다.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공동체의 온기와 시간을 맛보는 체험이 되는 것이다.

     

     

    🌐 5. 지역을 살리는 한방축제, 그 가능성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는 단지 전통을 지키는 것을 넘어, 지역을 살리고 세계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축제에 참여한 기업들은 수출 상담회를 통해 세계 시장과 연결되고, 제천 약초 재배 농가들은 새로운 판로를 찾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축제를 찾은 사람들이 돌아가서도 ‘한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 이 행사의 가장 큰 성공이다. 제천시는 이를 계기로 한방 복합 클러스터, 약초 체험 관광지, 한방 힐링 센터 등을 확대하고 있으며, 축제가 끝나도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지역에 뿌리 내리도록 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 얼음과 불이 만나는 한약탕 속에는, 지역의 생명력과 미래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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