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항 국제불빛축제, 바다 위를 밝히는 기술자들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4. 21. 22:21
🌊 1. 불빛축제의 무대는 ‘바다’였다
매년 여름,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는 찬란한 불빛으로 물든다.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그 이름처럼 전 세계 불꽃 연출팀이 참여하는 국제 행사로, 단순한 ‘불꽃놀이’가 아닌 예술경연 무대에 가깝다.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불꽃의 발사 장소가 바다라는 점이다.
육지가 아닌 바다 위 바지선에서 수백 발의 불꽃이 하늘로 솟고,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든다.하지만 이 감동적인 장면은 단지 ‘버튼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술자, 안전관리자, 디자이너, 음향 연출자 등 다양한 전문가가 몇 달 전부터 모여 완벽한 한밤의 쇼를 위한 정밀한 준비와 조율을 이어간다.
💡 2. “빛”을 설계하는 사람들 – 불꽃 디자이너의 작업실
포항 불빛축제를 책임지는 불꽃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폭죽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소리, 색, 리듬, 감정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아티스트에 가깝다. “3분 40초쯤에 푸른 불꽃이 ‘촤악’ 퍼지다가, 금빛 소리가 나면서 대미를 장식합니다.” 한 디자이너는 쇼의 시나리오를 이렇게 설명한다. 쇼는 음악과 동기화되기 때문에 불꽃의 타이밍은 0.1초 단위로 맞춰야 한다. 이 작업은 오디오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머, 그리고 영상감독과 함께 매초 단위로 ‘감정선’을 설계하는 정밀한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결과물이 바로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 위의 “감동”이다.

🛠️ 3. 바다 위에서 불꽃을 쏘는 사람들 – 해상 기술팀의 하루
포항은 바다 도시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바다 위 바지선에서 발사되는 불꽃쇼인데, 이는 내륙의 불꽃축제와 전혀 다른 기술과 노하우를 요구한다. 발사 장비와 폭죽은 모두 안전 규정에 맞춰 선적되고, 축제 당일 새벽부터 기술팀은 바지선 위에 올라 무게 균형, 각도, 바람 방향을 점검한다. 기상 상황이 조금만 변해도 불꽃의 궤도는 달라지고, 관람객의 안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해상 기술자들은 자신이 쏘는 불꽃 하나가 ‘사람의 눈을 감동시킬지, 실망시킬지’에 대한 부담을 안고 일한다. 수십 명이 단 하루를 위해 한 달 넘게 준비하고, 축제 당일엔 폭염 속 바지선 위에서 12시간 넘게 작업한다.
🧯 4. 안전의 끝판왕 – 소방 및 화약 관리자들의 그림자
불빛축제는 “위험과 아름다움의 경계” 위에 있다. 불꽃 하나의 폭발력은 자동차 엔진과 맞먹는 수준이며, 화약이 잘못 터질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화약 담당 엔지니어, 소방대원, 응급 구조사가 쇼가 끝날 때까지 무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공연 전, 해상과 육상 모두에서 화약 탐지기, 온도 센서, 원격 제어 시스템 등을 통해 폭발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한다. 그들은 불꽃이 터질 때 관객이 ‘우와’ 하는 그 순간, 뒤에서 “이건 괜찮은가?”, “폭발 각도는 안전한가?”를 확인하고 있다. 축제의 빛은 그림자 속의 경계심 덕분에 안전하게 피어난다.
🎶 5. 음악과 불빛의 일체감 – ‘빛을 연주하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포항 불빛축제는 단순한 폭죽이 아니라 하나의 뮤지컬 쇼다. 이를 위해 사운드 디자이너와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믹싱하는 오디오 아티스트가 존재한다. 수천 발의 불꽃이 선율에 맞춰 쏘아지기 위해, 음악과 불꽃의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는 ‘타임코드’ 시스템이 활용된다. 한 사운드 디렉터는 말한다. “사람들은 불꽃을 보면서 음악에 따라 울어요. 그걸 정확히 조율할 수 있어야 진짜 예술이 됩니다.” 그래서 포항 불빛축제는 단순히 ‘예쁜 불꽃’을 넘어, 빛과 소리가 완전히 어우러진 복합 퍼포먼스가 된다.
🌌 6. 찰나의 예술, 그러나 잊히지 않는 순간
포항 국제불빛축제의 모든 불꽃은 단 몇 초만에 하늘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을 위해 수십 명의 전문가가 몇 달을 매달리고, 하나의 폭죽이 하늘을 수놓을 때마다 수십 개의 데이터와 계산이 뒤에 숨어 있다. 불빛은 찰나의 예술이지만, 그걸 만들어낸 사람들의 땀과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우리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감탄하겠지. 그리고 그 순간을 위해 묵묵히 불을 준비하는 기술자들이 다시 바다로 나갈 것이다.
'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울 장미축제, 꽃으로 만든 시민 축제의 비밀 (0) 2025.04.23 🦀 영덕 대게축제, 게를 중심으로 한 경제 축제화의 성공기 (1) 2025.04.22 🐄 횡성 한우축제, 소가 빠지면 안 되는 이야기들 (1) 2025.04.22 ❄️🔥 “제천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얼음 불꽃 사이의 한약탕 이야기” (1) 2025.04.22 🌊 “통영 한산대첩축제, 수군 복장의 속사정” (0) 2025.04.22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뒤에 숨은 ‘탈 장인’ 이야기 (1) 2025.04.21 보령머드축제의 시작은 진흙탕이었다? (2) 2025.04.21 진주 남강유등축제, 1개의 유등이 만들어지기까지 (0)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