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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남강유등축제, 1개의 유등이 만들어지기까지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4. 21. 17:49
🎇 1. 천년 역사를 품은 불빛의 축제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단순한 불빛의 향연이 아니다. 이 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유래한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유등은 바로 그때 군사들의 연락 수단이자, 백성들의 기도를 담은 매개체였다. 지금은 매년 10월이면 진주 남강 위에 수천 개의 화려한 유등이 띄워지며 관광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전통을 잇는 노력이 담겨 있다. 하나의 유등이 물 위에 오르기까지는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리는 고된 작업이 필요하다. 유등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자 이야기이다.

🛠 2. 유등 제작의 시작: 설계와 주제 선정
유등 제작은 단순히 모양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그 시작은 한 해의 축제 전체 주제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유등의 디자인 콘셉트를 잡는 것부터 출발한다. 진주시는 매년 다른 주제를 중심으로 유등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며, 이때 제출되는 수백 개의 아이디어 중에서 우수작을 선정하여 실제 유등으로 제작한다. 설계자는 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구체적인 도면을 작성하고, 유등의 크기, 조명 배치, 구조 안정성까지 고려해 세부 설계를 진행한다. 특히 대형 유등의 경우 구조적 안전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조류와 바람의 세기, 부력 등을 고려한 공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하나의 유등이 제작되기 위해서는 예술성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함께 작업에 착수한다.
🔧 3. 전통과 기술의 만남: 본격적인 제작 과정
설계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제작이 시작된다. 유등의 구조는 대체로 금속 프레임을 기본으로 하며, 이를 용접하여 뼈대를 만든 후, 전통 한지나 방수 천 등으로 외피를 씌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LED 조명이나 RGB 무빙 라이트를 배치하여 생동감을 더한다. 과거에는 초를 사용해 유등을 밝혔지만, 지금은 안전과 연출 효과를 위해 LED 조명이 주로 사용된다. 유등 장인은 이 과정에서 단순히 외형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소재의 질감과 전통적 아름다움까지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진주 지역에서는 한지 공예 장인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도 하며, 일부 유등은 손으로 채색하고 문양을 넣어 작품성과 희소성을 더한다. 작은 유등은 하루 이틀이면 완성되지만, 대형 유등은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으며, 팀 단위의 협업이 기본이다. 이처럼 유등 하나에는 수십 명의 노동력과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 4. 강 위에 띄워지는 그날까지
완성된 유등은 바로 설치되지 않는다. 먼저 진주 남강의 수위를 확인하고, 위치 선정과 안전 점검을 실시한다. 특히 유등을 띄우는 위치는 전체 동선과 시각적 중심, 조망권까지 고려해 전략적으로 배치된다. 대형 유등은 부력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띄움 장치와 밸런스 장치를 부착해야 하며,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앵커로 고정하기도 한다. 유등 설치팀은 새벽부터 밤까지 강 위에서 작업하며, 물에 젖지 않도록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모든 유등이 제자리에 놓이고 조명이 점등되는 순간, 관람객은 그저 감탄할 뿐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땀방울과 숙련된 기술, 수개월에 걸친 준비가 숨어 있다. 축제 기간 동안에도 매일 상태를 점검하고 유지 보수 작업이 반복되며, 비가 오거나 강풍이 불 경우에는 비상 대책이 바로 시행된다.
✨ 마무리하며: 유등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단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다. 유등 하나에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 장인의 손길, 그리고 공동체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광객의 눈에는 찰나의 불빛일 수 있지만,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겹겹이 쌓여 있다. 이 글이 그런 숨겨진 이야기들을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었기를 바란다. 앞으로 진주 남강에 유등이 띄워질 때, 그 아름다움 뒤에 있는 사람들과 과정도 함께 떠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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