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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함평 대한민국 국향대전 – 국화 천만 송이가 만든 디테일의 축제
    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11. 19. 19:14

    🌱 1. 국화의 고장 함평이 만든 ‘대한민국 국향대전’의 탄생 비밀

    전라남도 함평은 오랫동안 ‘국화의 도시’로 불려 왔다. 이 지역의 토양과 기후는 국화 재배에 최적화되어 있어, 매년 가을이 되면 함평 들판은 자연스럽게 국화 향기로 가득 찬다. 이러한 지역적 특징을 토대로 기획된 축제가 바로 대한민국 국향대전이다.
    다른 지역의 꽃 축제와 가장 큰 차별점은 축제를 위해 꽃을 심는 것이 아니라, 원래 국화 재배가 생활문화로 자리 잡혀 있다는 점이다. 함평군은 2000년대 초부터 국화 재배를 산업화하려는 시도를 이어 왔고, 이 과정에서 축제는 단순한 꽃 관람 행사에서 벗어나 국화 산업·농가·관광이 하나로 결합된 종합 브랜드 행사로 성장했다.

    축제가 탄생할 당시 함평은 ‘어떻게 지역의 농업과 관광을 동시에 살릴 것인가’라는 고민에 직면해 있었다. 국화는 재배 기간이 길고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이러한 특성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군은 아예 ‘국화 문화’를 지역 아이덴티티로 설정했고, 국향대전은 그 전략의 핵심이 되었다.
    단순히 국화를 심어 전시하는 방식이 아닌, 매년 새로운 조형물과 테마를 기획하는 큐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함평 국향대전은 점차 전국구 축제로 성장했다.

    2024년에는 여러 매체에서 선정한 전남 대표축제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며 공식적으로 지역 대표 브랜드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즉, 국향대전은 자연·농업·관광을 연결한 대표적인 지역 융합형 축제라 할 수 있다.

     

     

     

     

    🎨 2. 천만 송이 국화 조형물의 비밀 – 보이지 않는 제작 과정

    국향대전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거대한 국화 조형물들이다.
    황금빛 용, 국화로 만든 한반도 지도, 대형 설치미술 형태의 꽃 조형물 등은 매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 조형물들이 사람들 앞에 세워지기까지는 8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먼저 국화를 사용할 조형물의 형태가 확정되면, 함평군의 조경팀과 외부 조형 전문가들이 함께 기본 골조를 설계한다. 철제 프레임 제작 → 화분 배치 → 급수 관리 시스템 설치가 완료되어야만 국화를 심을 수 있다.
    이후 국화 한 송이 한 송이를 제 위치에 고정하는 ‘식재 과정’이 이어지는데, 이 작업은 거의 대부분 숙련된 함평 지역 농가와 전문 조경인력이 맡는다.
    조형물 하나에 들어가는 국화는 작은 규모도 최소 2,000송이, 대형 조형물은 10만 송이를 넘기기도 한다.

    가장 까다로운 과정은 개화 시기 조절이다.
    국향대전은 보통 10월 말~11월 초에 열리므로, 그 기간에 정확히 꽃이 피도록 생육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동 온습도 조절 시스템, 차광막 조절, 온실 관리 등 기술이 필요하다.
    만약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비가 잦아지면 개화 타이밍이 틀어지기 때문에 축제 준비 기간 동안 농가들은 실제 농사보다 더 정교한 ‘꽃 스케줄 관리’를 수행하게 된다.

    이 디테일의 총합이 결국 축제의 조형미를 완성하는 셈이다.
    그 결과 국향대전은 단순한 꽃축제를 넘어 **‘정교하게 설계된 국화 예술 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함평 대한민국 국향대전 – 국화 천만 송이가 만든 디테일의 축제

     

    🚶 3. 축제 현장의 몰입감 – 향기, 공간, 동선이 만든 ‘국향’ 경험

    국향대전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조직적인 동선 설계다.
    관람객이 단순히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향기와 색감, 소리와 풍경이 어우러진 공간을 ‘걷는 경험’에 집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축제장은 크게

    • 조형물 전시존
    • 국화 화단길
    • 국화 분재 전시관
    • 국화 체험 교육관
    • 농특산물 판매존
    • 야간 라이트가든
      으로 나뉜다.

    특히 국화 분재관은 함평 농가들이 1년 내내 가꾼 분재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수십 년 넘게 이어진 국화 분재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일반 전시에서는 보기 힘든 장인의 품격이 드러난다.
    또한 최근에는 향기 체험 프로그램이 늘면서, 단순한 ‘전시형 축제’를 넘어 ‘오감형 축제’로 확장되고 있다.

    야간에는 국화 조형물에 LED 라이트가 연출되어 낮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축제가 펼쳐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와 국화 조명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은 SNS 공유량이 매우 높아, 축제를 홍보하는 자연스러운 마케팅 채널 역할도 한다.

    결과적으로 국향대전은
    🌼 꽃을 보는 즐거움 + 공간을 걷는 감성 + 자연과 예술이 결합된 몰입형 경험
    을 모두 제공하는 점에서 다른 꽃 축제와 비교해도 독보적인 구성력을 갖추고 있다.

     

     

     

    🔧 4. 축제를 지탱하는 사람들 – 조경팀, 농가, 자원봉사자의 숨은 이야기

    국향대전의 또 다른 비밀은 ‘사람’ 중심의 운영 방식이다.
    대규모 축제임에도 매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지역 주민·농가·청년단체·조경 전문가 등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핵심 인력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 ① 국화 농가

    축제의 꽃을 재배하는 사람들이다.
    국화는 과습·저온·병충해에 취약해 재배가 까다롭기 때문에, 농가들의 기술력이 곧 축제의 완성도와 직결된다. 실제로 함평 농가들의 국화 재배 기술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 ② 조형·조경 전문가

    조형물 설계, 설치, 식재, 급수 관리까지 모두 담당한다.
    조형물은 축제 전뿐 아니라 축제 기간 동안도 수시로 보수해야 하는데, 바람이나 비에 의해 국화가 떨어지지 않도록 매일 ‘조형물 점검’이 이루어진다.

    ● ③ 자원봉사자·축제 운영팀

    관람 동선 안내, 교통 조정,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보이지 않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주말에는 하루 수만 명의 방문객이 몰리기 때문에, 운영팀의 동선 관리 능력이 축제 만족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렇듯 국향대전은 농가와 지역 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운영되는 축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한 송이 한 송이의 국화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지역민의 손길과 시간을 담아낸 결과물이라는 점을 알게 되는 순간, 이 축제는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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