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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천 홍원항 전어축제, 한 마리 전어에 담긴 지역경제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4. 23. 20:48
⚓ 1. 바닷가 마을의 ‘소리나는 생선’, 전어 이야기
전어는 작은 생선이지만, 그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은 전어의 고소한 맛과 향을 극찬하며, 그 인기가 예부터 대단했음을 말해준다. 서천 홍원항은 충남 남부 해안에 위치한 작은 어촌 마을이다. 이곳은 특히 전어 어획량이 많고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 바로 맑은 바닷물과 풍부한 먹이 환경 덕분이다. 이 때문에 홍원항에서 잡히는 전어는 살이 단단하고 기름이 풍부하며, 특히 가을철 전어는 지방 함량이 높아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전어는 계절 생선이기에, 축제의 시기 역시 제한적이다. 보통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가 전어의 전성기이며, 이때가 바로 서천 홍원항이 가장 활기를 띠는 시기다. 수천 명의 관광객이 작은 어촌마을을 찾는 이유는 그 작은 생선 하나가 가진 ‘맛’과 ‘문화’의 조화 때문이다.

🎉 2. 전어축제, 지역 어촌의 대역전극
서천 홍원항 전어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행사가 아니다. 1999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점점 침체되어가던 어촌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고심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이전까지 홍원항은 주로 소규모 어획과 직거래 중심의 조용한 어항이었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로 젊은 인구가 떠나고, 수산업도 점점 쇠퇴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다. 그때 지역 어민들은 전어를 활용한 축제 모델을 제안했고, 서천군과 함께 준비한 것이 바로 이 전어축제다.
축제가 본격화되면서 홍원항은 ‘전어의 성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전어를 활용한 요리 경연, 맨손잡기 체험, 전어구이 시식 코너, 포토존과 라이브 공연 등 문화형 축제로 진화했고, 지역민들은 각자 자신의 집 앞에 전어를 굽고, 손님들과 이야기 나누며 축제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제 서천 홍원항 전어축제는 단순한 관광 행사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어촌형 경제 회복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 3. 전어 한 마리에 담긴 ‘살림살이’
전어축제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단연 지역 경제의 활성화다. 축제 기간 동안 서천의 숙박업소, 식당, 주차장, 마트, 커피숍까지 모두 문전성시를 이룬다. 축제가 본격화된 이후, 지역 상인들의 평균 수입은 축제 2~3주 동안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도 많다. 어민들은 전어 어획량과 직거래 판매로 수익을 얻고, 상인들은 음식 판매와 기념품 판매로 추가 수입을 얻는다. 무엇보다 축제는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작은 생선 하나가 마을을 살린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전어를 직접 굽고 손질하며, 관광객들에게 전어 요리를 설명해주는 노인들, 청년들, 아이들 모두가 축제의 주체이자 스토리텔러가 된다.
또한, 홍원항 전어는 산지 직송 온라인 판매로도 연계되며,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축제를 통해 서천 전어는 다른 지역보다 높은 단가에 거래되며, “축제 어획지 인증”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 4. 계절 축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고민
하지만 전어축제도 몇 가지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계절성과 날씨에 따른 변수 때문이다. 비가 오거나 태풍이 오면 어획량이 급감하고, 관광객 유입도 줄어든다. 또한 전어는 저장이 어려운 생선이기 때문에, 축제 시즌 외에는 판매가 극도로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천군은 전어를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 온라인 콘텐츠 제작, 비시즌 전어 요리 체험 프로그램 등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다른 지역 축제들과의 교류 협약을 통해 서천의 전어가 지역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관광 인프라도 해마다 개선되며, 숙소 예약 시스템, 관광 안내 앱, AR/VR 콘텐츠 접목 등의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전어 하나에서 시작된 축제가 이제는 지역 전반의 경제와 문화, 관광 전략을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발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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