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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고창 청보리밭축제, 1년 농사의 피날레를 여는 방법
    지역축제 비하인드 스토리 2025. 11. 16. 09:10

    🌱 1. 씨앗에서 시작된 축제, 청보리의 정체는?

    청보리밭축제의 중심인 ‘청보리’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리의 어린 시절이다. 봄철 푸르게 자라는 이 시기의 보리는 수확 전까지 특별한 농작업이 거의 필요 없어 논농사와 겸하는 이모작 작물로 활용된다. 고창의 들녘에 청보리가 심기 시작한 건 토양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농법의 일환이었다. 보리는 뿌리가 깊어 지력을 높이고 비료나 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유기농업 전환기 작물’로 주목받았고, 그 넓고 푸른 들판은 자연스럽게 풍경 자원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바로 청보리밭축제의 시작이다. 농부들이 오직 수익 목적이 아닌 환경 보전과 순환 농업의 정신으로 키우던 청보리가 지금은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오는 테마 콘텐츠가 된 것. 청보리밭 자체가 곧 고창 농업의 방향성과 지역 정체성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무대가 된 셈이다.

     

     

    📸 2. 눈으로 보는 농사, ‘풍경’으로 바뀐 노동의 결과

    청보리밭이 특별한 이유는 그 안에 농부의 계절과 노동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축제는 단순히 밭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밭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논두렁 산책로, 밀짚모자 체험, 보리밭 트랙터 타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이 직접 보리밭 안으로 들어가 농업의 생생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프로그램이 농사짓는 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체험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 청보리를 단순히 관광 자원으로 소비하지 않고, 농업의 가치와 수고를 재조명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그래서 고창 청보리밭축제는 ‘농민의 삶을 알리는 공공 캠페인’의 성격도 함께 가진다. 청보리밭 위에 설치된 포토존, 쉼터, 전망대 등도 모두 기존 밭의 구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설계되어 있다. 이는 농지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관광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더하는 똑똑한 설계 전략이다.

     

    창 청보리밭축제, 1년 농사의 피날레를 여는 방법

    🧑‍🌾 3. 마을 공동체가 운영하는 진짜 ‘로컬 축제’

    청보리밭축제는 수많은 축제 중에서도 특히 로컬 공동체의 힘이 두드러지는 사례다.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체가 대부분 학원농장과 마을 주민들이다. 지자체는 지원 역할만 할 뿐, 축제의 본질은 철저히 ‘우리 밭에서, 우리 손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을 넘어서, 농촌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 운동이 되었다. 청년 농부들이 SNS 콘텐츠를 기획하고, 어르신들은 전통 방식으로 엿기름과 청보리차를 만들며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살아있는 축제’ 가 되고 있다. 또한 농사일이 끝나는 4~5월은 본격적인 수확기 전의 소강기이기 때문에, 농민들에게도 숨 돌릴 틈이 되는 시기다. 그 여유의 틈에서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든 것이 이 축제를 더욱 정겹고 진정성 있게 만든다.

     

     

    💰 4. 관광에서 농산물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고창 청보리밭축제의 가장 큰 성공 포인트 중 하나는 단순한 풍경 관광을 넘어 지역 경제를 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장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농산물 마켓과 먹거리 장터가 매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축제장에서는 청보리로 만든 청보리빵, 청보리국수, 보리차, 보리막걸리까지 다양한 제품이 소개된다.
    이들은 대부분 마을 단위 협동조합이나 영농조합에서 직접 생산한 것이라 소비는 곧 지역 농가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청보리밭을 돌아보고 나면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이 작물의 결과물이 궁금해지는 심리’를 갖게 된다. 이는 전시보다 강력한 구매 동기 부여가 되어, 현장 구매율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인다. 고창군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청보리 브랜드를 활용한 지역 농산물 가공 산업까지 확장 중이다. 이처럼 한 번의 축제가 농촌의 브랜딩, 공동체 강화,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다중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 그게 바로 고창 청보리밭축제가 보여주는 ‘피날레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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